호르무즈 유조선 화재에 카타르 대표단 테헤란행…트럼프 ‘전쟁 곧 끝난다’, 이란은 ‘봉쇄 해제가 먼저’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은 현지시간 30일(금) 호르무즈 해협 남부에서 유조선 두 척을 세웠고, 이 중 초대형 유조선 한 척이 기뢰에 부딪혀 불이 났다고 주장했다. 알자지라가 전한 이란 해군 발표에는 해협 동쪽에서 유조선 두 척이 기뢰에 걸려 화재가 났다는 내용이 담겼으며, 이란 측은 두 선박이 ‘허가되지 않은 항로’를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해군은 해협 동쪽에서 적의 무인 선박형 드론을 파괴했다고도 밝혔다.
광고 문의 · 300×250사고 선박의 수를 둘러싼 보도는 엇갈린다. 전날인 29일 혁명수비대는 유조선 네 척이 기뢰에 당했다고 주장했고, CBS뉴스는 영국해상무역기구(UKMTO)가 같은 날 저녁 미국이 권장하는 남쪽 항로로 해협을 빠져나가던 유조선 한 척이 발사체에 맞았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이 사건들이 같은 사고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아랍뉴스는 같은 날 혁명수비대가 유조선 세 척을 정지시켰다고 전하기도 했다.
구조된 승조원과 미국의 ‘안전’ 주장
오만 해군은 무산담 주 해안에서 약 196km 떨어진 해상에서 공격을 받은 선박의 승조원 25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아랍뉴스는 이 선박이 공격을 받아 불이 붙었다고 전했다. 선박의 국적과 소유주, 피해 규모는 입수한 보도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반면 미국 중부사령부의 브래드 쿠퍼 사령관은 30일 해협에서 이란군의 존재를 보지 못했다며 ‘이란 해군은 모두 바다 밑에 있다’고 말했다고 아랍뉴스가 전했다. 그는 수십 척의 상선이 지나는 것을 봤고 혁명수비대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미국은 항로의 기뢰를 제거했고 여름 이후 걸프 국가들의 원유 수출 15억 배럴 이상을 도왔다는 입장이다.
트럼프의 ‘곧 끝난다’와 카타르의 초안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 유세 중 캔자스시티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쟁이 ‘곧 정리될 것’이라면서도 ‘핵무기는 절대 안 된다는 보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랍뉴스에 따르면 그는 11월 3일 선거 전에 이란을 공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종전 방식은 밝히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쿠퍼 사령관이 29일 백악관에서 군사 옵션을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카타르 대표단은 같은 날 테헤란에 도착해 이란 당국자들과 협의를 시작했다고 IRNA, 로이터, AFP를 인용한 CBS뉴스가 전했다. 로이터의 소식통은 이번 협의가 미국과 조율된 것이라고 말했다. 카타르는 지난 28일 새 합의 초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란의 고위 당국자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핵 문제에서 입장을 바꾸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란은 미국이 먼저 자국 항구 봉쇄를 풀고 석유·가스 판매 제재를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바스 아락치 외무장관은 28일 ‘외교가 성공할 기회를 계속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은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안보 책임자 모흐센 레자이 앞으로 보낸 서한을 받았다고 밝혔고, 월스트리트저널은 협상 틀을 다룬 내용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접촉이 의약품 반입을 위한 것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제3의 시각: ‘안전하다’는 미국, ‘허가 항로’를 말하는 이란
같은 해협을 두고 두 나라의 설명은 정반대다. 미국은 보호 항로를 만들어 물동량이 전쟁 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주장하고, 이란은 허가받지 않은 항로를 쓰는 선박에 책임을 묻겠다는 논리를 편다. 중립적 해운 관점에서는 누가 옳은지보다, 보험료와 선주들의 항로 선택이 어느 쪽 설명을 따르느냐가 실제 유가를 좌우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 튀르키예 당국자들이 이번 주 테헤란을 찾은 것도 걸프 이웃들이 확전 부담을 줄이려 한다는 신호로 읽힌다.
당장은 협상 시한도, 확인된 합의 조건도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대규모 타격을 할 수 있다는 위협을 거두지 않았고, 이란은 봉쇄 해제를 선결 조건으로 내걸었다. 미 국방부 집계로 전쟁 발발 이후 미군 사망자는 23명이다. 선거일을 앞둔 미국의 정치 일정과 해협의 불씨 사이에서, 카타르 중재가 선박 화재를 멈추는 첫걸음이 될지는 이번 주말 이후에야 가늠될 전망이다.
